| |||||||||||
나의 첫 리뷰는 Stumbling on Happiness 즉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이다.
행복해지고 싶은 나의 욕망은 너무도 강하다. 어떻게 하면 정말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는 꽤 많은 수의 책에서 답을 찾고자 했다. 서점에는 당신이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법이라는 주제로 글을 썼다는 처세서가 널려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완벽한 외모와 환상적인 배우자 그리고 백만장자가 되는 것을 위해 우리는 현재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꾹 참으며,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기준에 의하면 나는 꽤 성공적으로 삶을 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그리 내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좀 더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대니얼 길버트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Stumbling on Happiness)』를 만났다. 처음엔 별다른 기대는 없었다. 제목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치고 만족스러운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달랐다. 심리학적 근거를 통해 행복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들을 뒤집었다. 행복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며 또 인간의 상상과 통제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지금 여기를 감사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주장한다.
인간의 삶은 다양하다. 그들의 경험은 다채롭고, 똑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이러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명쾌하게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 해 보인다. 행복의 개념이 하나로 규정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그런데 여태까지 우리는 이웃이나 언론 등 주변에서 말해왔던 것이 행복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노력해왔다. 주관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으로는 결코 행복에 이를 수 없는 것이다.
주관성을 인정하고 나니 조금은 해답이 보이는 듯 했다. 어떤 일에 대해 나와 다른 사람이 겪는 감정과 그 강도는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모두가 같은 잣대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즉, 나는 내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게 살아가면 된다.
그러나 아직도 문제는 남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며 이를 포기한다.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해뜰 날이 있을 것이라며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사실 인생의 큰 목표를 이루었을 때 얻는 행복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고등학교 때 그토록 원하던 대학교에 입학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현재가 되는 순간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만만치 않은 대학입학금과 새로운 생활이 주는 부담감은 생각보다 컸다. 뿐만 아니라 내게는 좋은 학점과 영어 공부 그리고 활발한 동아리 활동 등의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대학입학이 주는 행복감을 음미할 겨를도 없었다.
예측하건데 이러한 패턴은 아마 죽는 날까지 계속 될 것이다. 더 나은 삶과 목표를 위해서 나는 끊임없이 달리고 언젠가 미래에는 행복해 질 거라고 자신을 위로할 것이다. 인간의 상상은 그리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모른 채 인생을 계획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다. 이는 분명히 치명적으로 행복한 삶을 방해하는 요소다.
이러한 상상의 오류는 현재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발생한다. 미래는 현재와 매우 다를 것이며 따라서 현재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것을 망각한 채,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에 의해 미래를 예측한다. 백수들이 직업만 가진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대표적인 예이다. 즉, 현재 내가 가장 필요하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려하여서 그것이 채워지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상의 과정이 은밀하고 빠르게 진행되므로 이를 인식할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신의 상상에 어떠한 오류가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뇌가 상상한 미래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따라 삶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예측과 다른 미래와 마주치게 되었을 때, 우리가 겪는 당혹감과 절망감은 상당한 것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100퍼센트의 답을 제시해 준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행복한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방황했던 나에게 소중한 조언을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를 충만하게 즐기면서 사는 것은 행복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어쩌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서양 사람들보다 불행하다는 연구결과는 ‘지금 여기’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 때문일 것이다.
지난겨울, 제천 간디학교의 교장선생님께서 해 준 말이 떠오른다. 그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며 살아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면서 그 속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들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그것은 실제로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나는 천천히 조금씩 노력해 보기로 했다. 물론, 인간에게는 바꿀 수 없는 측면들도 존재하지만, 순간을 충만하게 음미하면서 살아가려고 할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시도가 내 삶 전체를 바꾸어 놓을 지도 모르겠다.
2008년 05월 31일
'*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0) | 2009/06/03 |
|---|
